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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보의 시 「석호리(石壕吏)」: 전란 속 민중의 고통을 노래하다

by 지역사람 2025. 5. 8.

두보의 「석호리」 원문, 해석, 주제, 현대적 의미까지 풀어낸 작품 해설. 

「석호리(石壕吏)」는 두보(杜甫)가 안녹산의 난 이후 피난 중 석호라는 마을에서 겪은 참상을 기록한 시입니다. 『삼리(三吏)』(석호리·신안리·동관리) 중 하나로, 전란 속 민중의 고통을 고발하는 걸작으로 꼽힙니다.

 

 

원문 (한문)

暮投石壕村,有吏夜捉人。
老翁逾牆走,老妇出門看。
吏呼一何怒,婦啼一何苦。
聽婦前致詞,三男鄴城戍。
一男附書至,二男新戰死。
存者且偸生,死者長已矣。
室中更無人,惟有乳下孫。
孫有母未去,出入無完裙。
老妾力雖衰,請從吏夜行。

 

석호리에 나오는 노파를 표현한 그림
석호리 노파 @바이두 인용

현대어 해석

저녁 무렵 석호 마을에 당도하니
관리들이 밤중에 징집할 사람을 잡는다.
노인은 담을 넘어 달아나고
노파는 문 밖으로 나와 바라본다.
관리는 고함을 치며 화를 내고
노파는 울며 슬픔을 호소한다.
노파가 말하길
“세 아들은 모두 업성에 주둔했고,
한 아들은 소식이 오고,
두 아들은 새로 전사했습니다.
남은 자는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
죽은 자는 돌아올 길이 없지요.
집 안에는 사람도 없고
겨우 젖먹이 손자 하나뿐입니다.
손자의 어미는 아직 떠나지 않았으나
들락날락 누더기 옷을 걸쳤을 뿐입니다.
늙은 저는 비록 힘이 약하나
관리님을 따라가겠습니다.”

 

 

주제와 의의

  • 전쟁이 빚어낸 민중의 고통과 비참함
  • 정부와 관리들의 폭력적 징집 비판
  • 노파의 절절한 호소와 모성애 강조
  • 시적 화자의 관찰자로서의 입장, 비극적 묘사

두보는 이 시에서 과장이나 상징을 사용하지 않고, 눈앞에서 벌어진 사실을 그대로 기록했습니다. 이 때문에 두보는 ‘시사(詩史, 시로 쓴 역사)’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고, 후세의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.

현대적 의미

오늘날 「석호리」는 전쟁·폭력·인권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고전으로, 문학과 교육 현장에서 여전히 강한 울림을 줍니다.

 

 

결론

「석호리」는 시대를 초월해 전쟁 속 민중의 고통을 절절히 전하는 작품입니다. 두보는 개인의 비극을 넘어, 인간 보편의 아픔을 노래하며 ‘시성(詩聖)’의 반열에 올랐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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